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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박 모종 세 그루
밭에 가봤더니 복수박이 힘겹게 살아 있더군요. 심은 지 꽤 여러 날 지났는데도 넝쿨이 뻗기는커녕 겨우 생명만 유지한 상태로 보였습니다. 상토를 넣어 주고 물을 줬습니다. 본래 전에 수박 모종을 두 그루 심었는데 한 그루는 웬일인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말라 죽은 거 같습니다. 농약사에 가서 복수박 모종 세 개를 샀습니다. 한 그루는 교회 작은 텃밭에 심었습니다. 퇴비와 상토를 섞은 흙에 심고 물을 주었으니 자라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겁니다. 교회 작은 텃밭에 심은 까닭은 아무래도 자주 들여다 볼 수 있기에 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밭에는 나머지 두 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에 있던 한 그루까지 하면 모두 네 그루의 수박 모종입니다. 그 중에 과연 수박 수확이 가능한 게 있을지는 모르겠습니..
2024.05.16 -
아버지가 만드신 벌멍덕
'벌멍덕'이란 게 있습니다. '멍석'은 들어 봤어도 '벌멍덕'을 들어보긴 처음이라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꿀벌 농사를 한 적 없는 분들에겐 낯선 명칭이겠지요. 더욱이 꿀벌 농사를 하였더라도 '양봉(서양종 꿀벌)'을 한 분이라면 벌멍덕을 모르실 수 있습니다. 벌멍덕은 주로 한봉(토종 꿀벌)에 쓰이니까요. 위 사진에 보시다시피 벌멍덕은 마치 곳깔모자처럼 생겼습니다. 다만 지푸라기를 두 손으로 꼬아 만듭니다. 아버지께서는 사십 대 후반경부터 한봉을 키우기 시작하셨습니다. 제 고향은 동네 안쪽에 깊은 산골짜기와 높은 산으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드물지만 한봉이 분봉해 동네까지 날아오는 일이 벌어지곤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분봉해 날아온 벌을 받아다 꿀벌 농사를 시작하신 걸로 기억합니다...
2024.05.15 -
감자, 당근, 옥수수밭의 근황
오늘 오후 옥수수 모종 약 30개를 갖고 밭에 갔습니다. 당근밭 밑 풀들이 자란 곳을 괭이로 정리한 뒤 옥수수 모종을 심었습니다. 풀을 하나도 남김없이 뿌리째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지 혹시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냥 옥수수 모종을 심을 공간을 확보하려는 거였습니다. 옥수수 모종을 심고 물을 주었습니다. 잘 자라나길 바랍니다. 감자밭은 비닐 멀칭을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 어르신들은 멀칭을 당연하다는 듯이 합니다. 당장 농사짓기는 좋을 겁니다. 김을 매지 않는다는 사실 만으로도 수월하니까요. 하지만 추수 끝난 뒤 검정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 사이 땅은 망가지고 건강도 해치고 맙니다. 비닐 멀칭을 안 했더니 풀들이 많이 자라난 상태라서 괭이로 두럭을 더 높여 주면서..
2024.05.15 -
노동자들, CBS(기독교방송국) 항의 진입 사건
1978년 3월 20일 오후 6시 30분경, 서울 인천지역 노동자 30여 명이 CBS(기독교방송국)에 들어가 '노동문제'를 보도하지 않는데 대해 항의하여 생방송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날 서울 기독교회관 2층에서는 한국기독학생총연맹(KSCF)이 주최한 인권강좌가 열렸고 이 자리에 서울과 인천지역 노동자 150명이 참석하였습니다. 당시 기독교회관 7층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9층에는 기독교방송국(CBS)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사무실에는 도시산업선교회 소속 목사와 실무자 13명이 동일방직똥물사건과 대량해고, 산업선교와 JOC(가톨릭노동청년회) 활동을 공산주의로 몰아 붙이는 악선전 등에 항의하며 3월 15일부터 금식기도로 농성하던 상황이었습니다..
2024.04.29 -
여성 노동자 6명의 외침
*어제(2024년 4월 28일)는 예장(통합)총회가 정한 노동주일이었습니다. 1978년 이런 사건이 있었다네요. 그때와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1978년 3월 26일 새벽 5시 40분경,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개신교 17개 교단 약 45만 명의 신자가 모인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가 진행되던 중이었습니다. 기도 순서를 맡은 한 목사가 마이크 앞에서 한창 기도할 무렵, 갑자기 그 소리가 뚝 그치고 잠시 소음이 들리더니 몇몇 여성이 외치는 구호가 스피커로 흘러나왔습니다.“동일방직사건 해결하라,”“방림방적 체불노임을 즉각 지불하라,” ”가톨릭노동청년회와 산업선교회는 빨갱이가 아니다”여성 노동자 여섯 명이 단상을 기습 점거하고 기도하던 목사에게서 마이크를 빼앗아 외친 구호였습니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치안 ..
2024.04.29 -
신기공원의 '행복 도서관'
오랜만에 신기공원에 들렀더니 이런 도서관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책은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꺼내 볼 생각이 들지요. 아쉽게도 여수의 주요 공공도서관은 높다란 산비탈이나 다소 외진 곳에 있습니다. 찾아가려면 대부분 자동차로 가야 합니다. 신기공원 행복도서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무 그늘과 벤치가 있는 부근에 있습니다. 산책하거나 쉬는 주민 누구나 꺼내 읽을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다만 책이 그리 많지 않고 낡은 상태라 아쉬운 뿐입니다. 어떤 책이 있나 살펴보다가 체게바라 평전이 있어서 연보만 읽어 보았습니다."내 생각엔 당신과 내가 가까운 친척 같지 않습니다.하지만 당신이 이 세상에서 불의가 저질러질 때마다 분노로 떨 수 있다면 우리는 동지입니다. 이 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1964년..
202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