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8)
-
습지 청소부 큰고니
현천 습지를 산책하는데 갈대숲 사이로 소리가 들렸다. 훠우엌 훠우엌! 큰고니 떼였다. 갈대숲 앞 호수에 떼 지어 부지런히 수초를 먹는 중이었다. 다른 물오리 떼까지 모여 잔칫집 분위기다. 갈대숲을 지나 내가 가까이 다가서서 사진을 찍어도 오늘은 도망치지 않았다. 먹이사냥에 열중하느라 인기척을 못 느낀 걸까? 큰고니는 새 중에서 가장 큰 새에 든다고 한다. 성조 큰고니 몸무게는 무려 5.7~12.5킬로그램(kg)에 달한다. 날개를 뻗으면 그 길이는 2.2m~2.4m에 이른다. 이처럼 무겁고 큰 새가 떼 지어 저 머나먼 시베리아나 몽골 등지에서 수천 킬로를 날아 남녘 여수 현천 습지까지 찾아온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큰고니들은 주로 수초나 풀뿌리를 뜯어먹는다. 이들이 다녀가면 습지는 더욱 깨끗해질 것이다...
2023.12.19 -
큰고니와 어린 큰고니
오늘 현천습지에서 촬영한 큰고니입니다. 큰고니는 대번 알아봤는데 그 옆에 있는 새가 무슨 새인지 몰라 한참 헤맸습니다. 제가 가진 조류도감에는 성조인 큰고니 사진만 나와 있어서 알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큰고니와 생김새가 비슷하고 같이 어울리는데 몸체는 회색이라 전혀 달랐습니다. 코넬대에서 만들었다는 멀린이란 앱을 깔아 큰고니를 검색해 보고야 겨우 알았습니다. 어린 큰고니이더군요. '어린 큰고니'라는 말이 형용 모순이라 좀 이상합니다. 사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몸체로는 어린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조 큰고니와 아성조 큰고니가 유유히 노니는 모습이 일품이었습니다. 겨울 철새 중에 고니만큼 기품 있게 떠다니는 새는 보기 드물 겁니다.
2023.12.08 -
현천습지, 철새들의 보금자리
여수 소라면 현천습지입니다. 거울 같이 맑고 잔잔한 호수 한복판 모래톱에 철새 떼가 모여 앉아 잡담회를 하나 봅니다. 청둥오리, 검둥오리, 백로, 저어새...다들 모였는데 큰고니는 고고하게도 지들끼리 따로 놉니다. 시베리아, 유라시아, 대만, 동중국해 등 다양한 곳에 흩어져 살다가 만났으니 오죽 서로 할 말이 많을까요. 이들 수다는 좀체 끝날 줄 모릅니다. 덕분에 습지 속 마음 조리던 고기들은 모처럼 숨통이 트였습니다. ·
2023.12.07 -
하늘 나는 검둥오리
겨울 철새 검둥오리입니다. 검둥오리는 시베리아 동부, 캄차카 반도 등 극지역에 살다가 겨울철에 한국의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월동합니다. 수컷은 온 몸이 까마귀처럼 검고 부리는 노랗습니다. 암컷은 몸이 암갈색이고 뺨은 밝은 회갈색을 띈다고 합니다. 구애 할 때 독특한 휘파람 소리를 낸다는데 그 소리는 아직 못 들어봤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대는데 현천습지로 흘러드는 지류에 놀던 검은오리가 하늘 높이 날아 올라 그 모습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2023.11.30 -
현천습지에 날아온 검둥오리사촌
현천습지에서 만난 검둥오리사촌과 고니입니다. 검둥오리사촌은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입니다. 수컷부리는 황색이고 나머지 온몸이 검습니다. 유라시아와 시베리아 동부, 캄차카반도 등지에서 산다고 하네요. 고니는 멀어서 잘 안보이긴 한데, 틀림 없이 고니 같습니다. 매년 현천습지를 찾아오는 희귀 철새들이 있는데 여태 아무런 안내판이 없어 아쉽습니다.
2023.11.14 -
청둥오리의 겨울나기
오천 방조제 앞 청둥오리들입니다. 둥둥 떠 있지만 열심히 움직이고 있어 사진 초점을 잘 맞추진 못해 아쉽습니다. '청둥오리'란 이름은 푸른 머리를 지녔다고 해서 '청두(靑頭)'오리라 했던 게 청둥오리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겨울철 철새 중에 가장 흔한 새입니다. 한반도에서는 약 18만 마리가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수컷은 청록색 머리와 목에 흰띠를 두른 모습입니다. 따라서 위 사진의 오리들은 모두 수컷 청둥오리입니다. 암컷은 황토색 몸에 진한 고동색 비늘무늬를 지녔습니다. 여느 새가 그렇듯이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화려합니다. 농가에서 기르는 오리는 본디 야생 청둥오리를 길들인 거라고 합니다. 청둥오리와 일반 오리는 생김새나 습성에서 그리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청둥오리는 이동할 때는 시속 88...
2022.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