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샘정원 꽃과 나무(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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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산책로에 꽃씨를 심다
현천습지 데크 길이 시작하는 앞에는 빈터가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폐경운기와 농자재가 아무렇게나 한가득 쌓여 있어 산책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습니다. 다행히 얼마 전에야 농업기반공사의 요청으로 해당 주민이 말끔히 치웠더군요. 이 빈터에 오늘 꽃씨 몇 가지를 뿌렸습니다. 지난해 받아둔 백합씨, 백일홍씨, 유채꽃씨를 넣었습니다. 백합씨는 조금밖에 없어 서너 군데 넣었고 백일홍은 일렬로 띄엄띄엄 심었습니다. 유채꽃씨는 꽤나 너른 유휴지 길가에 뿌렸습니다. 백일홍 씨앗은 뭉텅이로 띄엄띄엄 심었는데, 그래도 끝까지 다 심지는 못하였습니다. 얼마나 발아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유채꽃 씨앗은 일일이 괭이로 땅을 파서 심기 어려운 일이라는 판단에 손에 쥐고 흩뿌렸습니다. 그중에 싹을 틔우는 녀석..
2024.02.16 -
모과나무 뿌리를 옮겨 심다
부모님 댁에 가보니 모과나무가 댕강 잘려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며 베신 거였습니다. 작년에 모과가 많이 달렸으나 자녀 중 누구 하나 갖다 먹는 이도 없어 베어낸 거라 하셨습니다. 나는 부모님이 쓰실 줄 알고 그냥 놔둔 건데 아쉬운 일입니다. 더욱이 수령 삼십 년은 족히 넘는 모과나무를 베어버리다니요. 너무 아까워 뿌리를 캤습니다. 한참을 파도 뿌리가 깊게 박혀 다 캐지 못하였습니다. 이튿날 아버지가 마저 캐내어 주셨습니다. 모과나무 뿌리를 두 조각으로 만들어 제 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마침 어제 봄비가 촉촉이 내려 나무 심기에는 제격이었습니다. 이제 얼마나 잘 자랄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적어도 삽목 한 것들보다는 훨씬 낫겠지요.
2024.02.15 -
코딱지나물을 아십니까?
텃밭에 자란 코딱지나물입니다. 여수 돌산에서는 '몰고개나물'이라 한다네요. 가장 널리 알려진 이 나물 명칭은 '광대나물'일 겁니다. 일부러 심은 건 아닙니다. 상추 몇 포기 심은 곳에 파릇파릇 돋아났네요. 저는 코딱지나물이라는 명칭으로만 알았지 실제로 '나물'로 먹는 식물인 줄은 그동안 몰랐습니다. 오늘에야 나물로 데쳐 먹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꿀풀과에 속하는 식물이고 이파리에서 향기가 납니다. 한 겨울에도 길가나 밭에 잘 자라납니다. 키는 작지만 두 해살이풀이랍니다. 꽃은 자줏빛을 띠고 예쁘게 핍니다. 풀꽃치고 꽤 고운 편입니다. 올해는 난생처음으로 코딱지나물을 겉절이로 묻혀 먹어봐야겠습니다.
2024.01.14 -
방사능에 예민한 달개비꽃
오늘 아침 솔샘정원에 핀 달개비꽃입니다. 이 꽃은 놀랍게도 방사능 지표식물이랍니다. 방사능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네요. 일정량의 방사능을 쬐면 꽃색깔이 분홍이나 무색으로 변한답니다. 신기하네요.
2023.09.28 -
부추꽃(정구지꽃)이 피었습니다
가을 초입에 들어서자 어김없이 부추꽃이 피었습니다. 부추꽃은 '백합목, 백합과, 부추속'에 속하는 꽃입니다. 부추는 반찬으로 해 먹으면 맛도 좋지만 꽃도 일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작은 별들이 무리지어 반짝거리는 거 같습니다.
2023.09.02 -
홍단풍나무가 고사하였습니다
정원 홍단풍나무가 갑자기 고사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잎사귀가 돋아나지 않아서 이상하다 싶어 가지를 꺾어 보았더니 바짝 마른 상태라 뚝 부러졌습니다. 다른 가지들도 다 마찬가지더군요. 매년 정원을 곱게 물들이던 홍단풍이 죽었다는 게 선뜻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지난 겨울 너무 추웠기 때문일까요? 작년에 석류나무가 죽었습니다. 석류는 추위를 잘 타기에 그런다 쳐도 홍단풍이 추위 때문에 죽는다는 이야기는 아직 들은 적 없습니다. 그럼 무엇 때문일까요? 너무 가물러서? 그것도 아닐 겁니다. 물을 가끔씩 뿌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홍단풍 가지들을 잘라내고 밑둥을 뽑아내고자 혼자 낑낑대다가 결국 포기... 아니 '휴전'... 했습니다..
2023.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