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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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기완>, '탈북자'의 행복할 권리
국내 입국해 사는 북한이탈 주민(새터민)은 약 3만 3882명(2022년 기준)에 달합니다. 한국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다른 나라를 떠돌며 사는 분들까지 더하면 적어도 10만 명이 넘을 겁니다. 탈북자는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적 실체임에 틀림없습니다. 영화 은 탈북자 '로기완'이란 청년이 중국을 떠나 벨기에에 정착한 뒤 또 다른 나라로 떠나는 과정을 다룹니다. 한 마디로 로기완(송중기 분)이란 청년을 내세워 '북한이탈 주민' 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벨기에로 날아간 청년 이 영화는 조해진 장편 『로기완을 만났다』(창비, 2011)를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많은 각색을 하여 사실상 새로운 작품이나 다름 없나 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로기완은 중국 연길에서 어머니랑 함께 살아갑니다. 어머..
2024.03.25 -
예술의 본질을 묻는 영화 '타르'
영화 타르, 해설을 보니까 좀 이해가 되네요. 베를린 필 하모니 지휘자 타르는 '최초 여성 마에스트로'라는 최고의 영예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한때 절친이던 크리스타를 내쳤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오케스트라에서도 활동하지 못하게 앞길을 막아 버렸더군요. 그러자 크리스타는 자살하기에 이릅니다. 자신의 수강생 맥스를 공개 모욕한 일도 있었지요. 결국 타르는 조수, 신입단원 올가, 아내 샤론 등에게 차례로 버림받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존경하던 레너드 번스타인이 '음악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영상을 본 뒤에 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지휘자로 다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서 생각해 볼 주제 중 하나는 음악 작품(또는 예술작품)과 작곡가를 분리해 생각하는 게 맞는가, 라는 게 아닐..
2024.02.25 -
미군 떠난 뒤 또 벼랑 내몰린 아프칸 여성들
[리뷰] 다큐멘테리 영화 탈레반(Taliban)은 아프가니스탄의 극단주의 무장 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1994년 이슬람 성직자 출신 무하마르 오마르가 칸다하르 부근 마을에서 민병대를 조직한 데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은 1996년에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하였고, "엄격한 이슬람 국가 건설과 샤리아법 시행을 목표"로 내세우며 2001년 미국의 침공 때까지 통치하였습니다. 샤리아법은 꾸란과 무함마드의 가르침인 하디스에 기초한 이슬람의 율법입니다. ▲ 폭탄 테러 직후 여학교 폭탄 테러가 발생해 혼란스러운 여학교 부근 장면 ⓒ 넷플릭스 탈레반은 '샤리아법 시행'을 목표로 한다면서도 여성 교육에 대해선 샤리아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하마드는 그의 언행록(하디스)에서 "지식을 찾는 ..
2023.04.27 -
'늑대인간' 보다 더 돋보이는 노르웨이 여성
[리뷰] 영화 (2022) ▲ 영화 한 장면 늑대인간으로 변해 사람들을 마구 헤치는 소녀 탈레 ⓒ 넷플릭스 노르웨이의 공포 영화 '바이킹 울프'(Vikingwolf, 2022)를 보았다. 한국에서는 바이킹 울프를 훨씬 능가하는 공포물들인 '부산행'(2016), '창궐'(2018), '반도'(2020) 같은 좀비 영화나 드라마 킹덤(2019) 따위가 진즉 관객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그래서일까. 영화 '바이킹 울프'는 조금 지루하고 싱거웠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8세기부터 11세기 초까지 살았던 바이킹 후예들이다. 지금도 '노르드'(Norse)라는 말은 바이킹 시대의 종교, 신화, 문화를 설명하는 데 쓰인다. 북유럽 신화의 주신(主神)인 오딘(Odin)은 게리(Geri, 탐욕스러운자)와 프레키(Freki,..
2023.04.27 -
중세 시대 마녀는 어떻게 생겨났나
[리뷰] 영화 (2020) '레커닝'(reckoning)은 계산, 벌, 응징이란 의미다.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다. 국내 누적 관객수가 겨우 2백 명 정도(2021.09.18,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불과하다. 마녀사냥이란 뻔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인지 공포 영화치고 소름끼치는 긴장감이나 간담 서늘한 느낌, 감동은 별로라는 평이 많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고 마녀사냥을 다룬 거라고 해서 보았다. 소감은? 그런대로 볼만하였다. 시나리오 구성은 꽤 괜찮은 편이다. 특히 제목처럼 그레이스(샬롯 커크 역)가 그를 마녀로 만들던 판사를 응징하는 장면은 통쾌하였다. 마녀로 몰린 숱한 여성 중에 이처럼 응징을 가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아마 손으로 꼽을 정도일 ..
2023.04.27 -
누가 진짜 '사제'일까?
▲ 영화 한 장면 넷플릭스 영화 한 장면 ⓒ 넷플릭스 [리뷰] 영화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