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13)
-
고구마, 놀라운 수확량
10월 16-17일 이틀에 걸쳐 고구마를 캤습니다. 고구마는 10kg 자루 3개와 5kg 1개 정도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더 캐야 할 밭이 두 개 더 남아 있습니다. 겨우 이 정도 수확량 갖고 왜 '놀라운 수확량'이라 하느냐고요? 이유가 있습니다. 올해 고구마 농사는 일종의 실험이었습니다. 요소 비료를 전혀 주지 않았고 풀은 두어 차례 베어 주기만 하였습니다. 그러고도 이처럼 수확을 거둔 겁니다. 아주 건강한 유기농 고구마인 겁니다. 누군가 요소 비료 듬뿍 주고 김 매 주고 해서 고구마를 많이 거둔다고 한들 그거 전혀 부럽지 않습니다. 그런 고구마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록 수확량은 적어도 자연농법 그대로 땅을 살리고 키워낸 고구마라야 사람에게도 유익합니다. 고구마를 한창 캐는데 동네 어..
2023.10.17 -
감자 수확한 바보 농사꾼
오늘 오후 감자를 캤습니다. 지난 3월 8일 파종하여 석 달여 만에 캔 겁니다. 농사 일지를 살펴보니 1만 5천 원 주고 5kg의 씨감자를 사다가 두둑을 만들어 심었습니다. 그동안 김매기는 세 차례 정도하였고, 닭똥거름도 한 차례 넣어 주었습니다. 수확하는 날은 농사 성적표를 받는 날이나 다름없습니다. 올해 감자농사는 나름 신경을 썼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캐고 보니 신통치는 않습니다. 다 캐서 보니 10kg 한 상자와 흠 있는 감자들 골라 담은 작은 한 소쿠리 정도입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10kg 감자 최저가 한 상자가 1만 7천 원에 판매 중임을 확인했습니다. "아, 이래서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밭을 갈아엎곤 하는 일이 벌어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해 감자 농사지은 농부들도 다 그..
2023.06.11 -
비료 없이 하는 농사
밭에 가는 길에 아랫집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대뜸 하시는 말씀이 이랬습니다. "요새 비료 안 허고는 농사 못혀. 고생만 허고 어쩔라고 그런가 모르것네" 사진에 보시다시피 어르신 밭인 왼쪽 옥수수 밭과 제가 일군 오른쪽 밭 차이는 너무 큽니다. 어르신 밭 옥수수는 벌써 키가 제법 큰데 비해 제가 일군 밭 아래쪽 옥수수는 키가 너무 작습니다. 요소 비료를 하면 금세 옥수수든 뭐든 크게 잘 자란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화학 비료는 땅과 수질, 건강을 망가뜨리고, 기후 위기를 낳습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한 땅은 미생물이 크게 감소하여 수확량도 줄어들뿐더러 과도한 질소가 흙 속에 남습니다. 이는 발암물질인 질산태질소의 농도를 높여 암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어르신에게 이런 설명을 해봐야 들으실 리 없..
2023.05.29 -
화학비료 사용, 무엇이 문제일까요?
현대 농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화학 비료는 다음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1. 환경 오염: 화학 비료는 수질을 오염시키고 토양을 망가뜨립니다. 과도한 양의 비료가 시용되면 인근 수역으로 흘러가 *부영양화(富營養化, eutrophication: 화학비료나 오수의 유입 등으로 물에 인P과 질소N와 같은 영양분이 과잉 공급되어 식물의 급속한 성장 또는 소멸을 유발하고 조류가 과도하게 번식하게 하여 하천이나 호수 심층수의 산소를 빼앗아 용존산소량DO를 감소시켜 생물을 죽게 하는 현상)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조류 및 기타 수생 식물의 성장으로 이어져 산소 수준을 고갈시키고 수생 생물에 해를 끼칩니다. 유출수는 또한 지하수를 오염시켜 소비하기에 부적합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화학비료를 자주 사용하면 토양에..
2023.05.29 -
고구마 심기 좋은 날
오늘 아침 밭에 두둑을 만들고 고구마를 놓았습니다. 밭두둑 만들기 전에 예초기로 풀을 베어낸 뒤 굉이질을 하여 두둑을 만들었습니다. 고구마 밑이 굵게 들려면 두둑을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본래는 이미 난 풀뿌리들을 다 없앤 뒤 두둑을 만드는 게 좋지만 그냥 풀들을 없애는 대신 흙으로 덮었습니다. 혼자 하다 보니 예초기로 풀 베고 두둑 만드는 작업만 해도 너무 힘들어서 꼼꼼하게 하지 못한 겁니다. 아마 이런 상태로 얼마 지나면 풀들이 쑥쑥 올라와 얼굴을 내밀 겁니다. 어차피 고구마 밭에 난 풀들을 매야하기에 그대로 하였습니다. 고구마순은 한 단에 1만 원이더군요. 두 단을 살까 하다가 너무 많을 거 같아서 한 단만 샀습니다. 고구마순 한 단이면 약 70개쯤 들어 있습니다. 그 정도 분량이면 우리 가족과 교..
2023.05.20 -
호박모종 옮겨 심기
얼마 전 정원 텃밭에 맷돌호박 씨앗을 심었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싹이 잘 돋아났네요. 머리 내민 호박모종 열 개를 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올해도 풍성한 호박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농사 중에 호박 농사만큼 풍성한 수확을 얻는 농사는 없다고 봅니다. 한 번 심고 나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혼자서 잘 자라나 많은 호박을 내놓습니다. 호박덩이뿐만 아니라 호박잎도 좋은 먹을거리입니다. 작년에는 워낙 많은 호박이 나와서 동네 주민들, 교우들과 두루 나눠 먹었습니다. 호박은 비만 내렸다 하면 하룻밤 사이에 쑥쑥 자라나 있습니다. 키우는 도중에 닭똥 거름을 한 번 넣어 줄 계획입니다.
2023.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