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근동의 초기 '인권 사상' 살펴 보기

2024. 7. 25. 20:50책 읽기

고대근동 문서 중에서 '인권' 보장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키루스 원통

1. 우루카기나의 개혁 (기원전 24세기)

우루카기나의 개혁은 수메르의 라가시 왕국에서 우루카기나 왕이 시행한 개혁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 개혁은 왕국의 관리들이 부당하게 착취하는 것을 막고, 재산과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빈민 구제와 같은 사회적 보호 정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2. 우르남무 법전 (기원전 21세기)

우르남무 법전은 수메르의 우르 제3왕조의 왕 우르남무가 제정한 법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법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법전에는 범죄와 이에 대한 처벌, 사회적 계약, 개인의 권리 보호와 관련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 함무라비 법전 (기원전 18세기)

함무라비 법전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왕이 제정한 법전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유명한 구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법전은 다양한 범죄와 이에 대한 처벌, 계약, 가족법 등을 상세히 규정하여, 법의 공정성과 정의를 구현하려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사회적 계층에 따른 차별적인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특정한 권리와 보호를 명문화한 중요한 문서입니다.

4. 히타이트 법전 (기원전 17세기)

히타이트 법전은 히타이트 제국에서 제정한 법전으로, 범죄, 재산권, 계약, 가족법 등에 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법전은 형벌보다는 배상에 중점을 두었고, 비교적 인간적인 처벌 방식을 지향했습니다.\

 

5. 중기 아시리아 법전 (기원전 14세기)

중기 아시리아 법전은 중기 아시리아 제국에서 제정한 법전으로, 범죄와 이에 대한 처벌, 상거래, 가정법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법전은 특히 가정과 여성의 권리에 대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들 법전과 개혁 문서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회 질서와 정의를 확립하고, 개인의 권리와 재산을 보호하려는 시도를 보여줍니다. 키루스 원통과 비교했을 때, 이러한 문서들은 법과 정의를 통해 사회적 안정과 질서를 추구한 초기 형태의 인권 보호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의 인권 개념과는 차이가 있으며, 주로 법적 정의와 사회적 질서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6. 키루스 원통(기원전 6세기) 

키루스 원통은 기원전 539년에 바빌론을 정복한 후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에 의해 작성된 문서입니다. 이 원통은 점토로 만들어졌으며, 아카드어로 쐐기문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원통은 바빌론 정복 후 키루스의 정복 및 통치 방식을 기록한 것입니다.

키루스 원통의 주요 인권 사상

키루스 원통은 고대 근동에서 통치자의 자비와 관용을 기록한 문서로, 여러 인권 사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종교적 관용
    • 키루스는 정복 후 바빌론의 신전과 종교적 관습을 존중했습니다. 그는 추방된 신상들을 원래의 장소로 돌려보내고, 파괴된 신전들을 복구했습니다. 이는 종교의 자유와 관용을 보여줍니다.
  2. 추방민의 귀환
    • 키루스는 바빌론의 정복 전쟁으로 인해 추방된 사람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는 특정 민족의 권리와 자유를 인정하고 보호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3. 정치적 관용과 통합
    • 키루스는 정복지의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 그들의 재산과 생활을 보호했습니다. 그는 "나는 평화롭게 바빌론에 들어갔다"고 기록하며, 폭력 없는 정복을 강조했습니다.
  4. 행정적 자치
    • 키루스는 피정복지의 행정과 통치 구조를 존중하고, 자치를 허용했습니다. 이는 각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며, 중앙집권적 통치 대신 지방 자치를 보장하려는 정책입니다.
  5. 경제적 배려
    • 원통에는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키루스는 정복지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는 파괴된 도시와 신전들을 복구하고, 경제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이는 피정복민의 경제적 권리를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키루스 원통은 고대 근동에서 비교적 진보적인 인권 사상을 담고 있는 문서입니다. 종교적 관용, 추방민의 귀환, 정치적 관용과 통합, 행정적 자치, 경제적 배려 등은 키루스의 통치 철학을 반영하며,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정책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상들은 후대에 영향을 미쳐, 키루스를 '인권의 선구자'로 평가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의 포괄적 인권 개념과는 차이가 있으며, 당시의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고대근동 법전들과 성서 법전 인권 사상의 비교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의 인권사상과 고대 근동 법전들의 인권사상은 몇 가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법적 규범과 인권 의식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공통점

  1. 사회적 약자 보호
    •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 고아, 과부, 이방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애굽기 22:21-27에서는 과부와 고아를 억압하지 말고, 이방인을 학대하지 말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고대 근동 법전: 예를 들어, 함무라비 법전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왕이 과부와 고아의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2. 형벌의 제한
    •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 신명기 25:1-3에서는 죄수에 대한 태형을 40대 이상 때리지 말도록 규정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 고대 근동 법전: 함무라비 법전에서도 형벌의 제한이 일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죄가 경미한 경우 벌금형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3. 재산권 보호
    •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 출애굽기 22:1-15에서는 재산권을 보호하는 다양한 법적 규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도둑질이나 재산 손해에 대한 보상 규정이 있습니다.
    • 고대 근동 법전: 함무라비 법전에도 재산권을 보호하는 조항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둑질한 자는 도둑질한 물건의 10배를 보상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차이점

  1. 종교적 기반
    •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 이 법전들은 명확한 종교적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의 권위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예를 들어, 십계명은 하나님이 직접 모세에게 주신 것으로 간주됩니다.
    • 고대 근동 법전: 대부분의 고대 근동 법전도 신의 이름으로 제정되었지만, 종교적 의무보다는 세속적인 법적 규범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예를 들어, 함무라비 법전은 신 마르둑의 이름으로 제정되었으나, 법의 실질적 내용은 주로 사회 질서 유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2. 노예 제도
    •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 히브리 노예는 6년 동안 일한 후 7년째 되는 해에 자유롭게 해방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출애굽기 21:2). 이는 일정 기간 이후 노예의 자유를 보장하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 고대 근동 법전: 함무라비 법전 등에서는 노예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일정 기간 후 해방을 명시한 조항은 없습니다. 노예는 주인의 재산으로 간주되며, 해방 조건은 주인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3. 공정한 재판
    •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 공정한 재판과 정의를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신명기 16:18-20에서는 재판관과 관리들이 공정하게 재판을 하고,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고대 근동 법전: 공정한 재판을 규정하지만, 종종 사회적 계층에 따른 차별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함무라비 법전에서는 귀족, 평민, 노예에 대한 처벌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결론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의 인권사상은 고대 근동 법전들과 공통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재산권을 보호하며, 형벌을 제한하는 등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을 일정 부분 보호하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출애굽기와 신명기법전은 종교적 기반이 강하며, 노예 해방 규정 등 일부 독특한 인권 보호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면, 고대 근동 법전들은 주로 세속적 법적 규범에 중점을 두며, 사회적 계층에 따른 차별적 요소가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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