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2024. 1. 15. 22:42ㆍ책 읽기
소설을 읽는다는 것, 그것은 인간이라는 어떤 우월한 존재가 책이라는 대량생산품을 소비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라는 이야기가 책이라는 작은 틈을 통해 아주 잠깐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세계와 영겁의 시간에 접속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바로 이야기이고, 이야기가 바로 우주입니다. 이야기의 세계는 끝이 없고 무한하니까요.
< 김영하 산문, 읽다> 69.
인간은 이야기로 산다. 영화, 드라마, 소설, 동화, 전기, 인생 경험담, 역사... 무수한 이야기들을 듣고 말하고 본다. 그래도 진력이 나지 않는다. 사람은 '삶+앎'이라지 않던가. 삶을 알아야 사람노릇을 할 수 있기에 끊임없이 이야기 나눠야 하는 거다. 작가 김영하의 위 글은 그런 사실을 말한다. 이야기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다시 이야기를 잇는다. 이야기가 없어지는 날은 곧 인류 종말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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