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30)
-
살아난 독일붓꽃
교회 입구 작은 텃밭 담장 밑에 누군가 시든 장미와 독일붓꽃 다발을 버려 놓고 갔습니다. 장미는 완전히 시들어 말라버린 상태였고 붓꽃은 그나마 조금 생기가 남아 있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녀석들 줄기를 조금 잘라 정원 화단에 꽂아 보았습니다. 이튿날 놀랍게도 붓꽃의 생기가 점차 살아나더니만 마치 뿌리가 있는 식물처럼 회복되었습니다. 물기를 잘 빨아 들여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흙에서 얻은 힘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흙 1g에는 무려 1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살아 있답니다. 그 미생물들이 독일붓꽃 같은 온갖 식물들을 살리는 역할을 하는 거겠지요. 독일붓꽃은 야외에서는 6월에 꽃이 피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다년생으로 자라는 꽃이랍니다. 하지만 이제 4월초인데 지역이 따뜻한 여수라 그런지 잘 사는군요.
2021.04.02 -
참새의 죽음
여수 동백원 앞 차량 소음 막자고 설치한 투명 유리 방음벽, 이 방음벽에 참새 두 마리 온 몸으로 부딪혀 죽었습니다. "참새 두 마리쯤 죽은 것이야 별 거 아니"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설치한 투명 유리 방음벽에 한 해만도 "하루에 2만 마리, 매년 8백만 마리"의 새가 이 같은 유리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애초 불투명 유리로 하던가 아니면 격자무늬를 해서 시력이 안 좋은 새들이 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경기도에선 관련 조례를 제정해 조류 추돌 사망사고를 막는다고 하는데, 이는 전국으로 확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21.04.01 -
모과나무꽃
솔샘정원에 핀 모과나무꽃입니다. 어제만 해도 분명 없었는데 밤새 피어났네요. 자연은 참 신기합니다. 모과의 그윽한 향기와 맛처럼 모과나무꽃도 작지만 새색시처럼 예쁩니다. 가까이 다가서서 봐야 그 아름다움을 잘 알 수 있는 꽃입니다. 작년에는 모과가 그런대로 여러 개 열려 모과차를 담았습니다. 올해도 저 꽃이 지고나면 모과가 주렁주렁 열렸으면 합니다. 물론 그러려면 거름을 잘 줘야겠지요. 거름은 이미 줬습니다.
2021.04.01 -
동백꽃과 십자가
솔샘정원에 핀 동백꽃입니다. 그 뒤로는 흐릿하게 교회 십자가가 보입니다. 동백꽃은 제주 4.3과 여순항쟁을 상징하는 꽃입니다. 제주와 여수에서 흔하디 흔한 동백, 그 동백꽃은 꽃이 질 때 시들지 않고 목이 뚝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서 좀 끔찍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수 오동도 산책길에는 동백나무 숲이 있어 무수한 동백꽃이 떨어질 때면 저절로 꽃길을 이룹니다.
2021.04.01 -
돌아온 흰양이
작년 겨울 무렵부터 교회 주변을 맴돌던 길냥이입니다. 밥을 주기 시작하였더니만 차츰 가까이 다가 서도 도망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1M 이상 더 접근하면 달아나버립니다.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지는 못한 거 같습니다. 1M가량이 최소한의 안전거리라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지난주는 어디를 갔는지 내내 안 보이다가 오늘 돌아왔네요. 별칭으로 '흰양이'라 부르는 중입니다. 흰양이 말고도 얼룩냥이가 있는데 녀석은 무슨 이유인지 고양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흰양이는 사람만 봤다 하면 '야옹야옹'을 계속해대는데 얼룩냥이는 아무런 소릴 내지 않아 흰양이에 비해 정감이 가지 않네요. 얼룩냥이는 말 그대로 '도둑고양이'마냥 조용히 와서 먹이를 먹고는 사람이 다가가면 쏜살 같이 달아납니다.
2021.04.01 -
거문도의 풍경2
거문도 고도에는 영국군 묘지가 있습니다. 거문도 사건 당시 영국 해군 약 700~800명이 고도에 기지를 만들고 약 2년 간 주둔하였습니다. 본디 고도에는 물이 나오지 않아 사람이 거주하지 않았답니다. 영국 해군은 이 섬에서 주둔하면서 한국 최초로 테니스장도 만들고 섬 주민을 고용해 목장을 운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주둔 기간 사망한 군인이 약 9명인데, 그 중에 7명은 시신을 영국으로 운구해 갔고 나머지 2기의 무덤이 있습니다. 비문에는 1886년 알바트로스함 폭발사고로 사망한 윌리엄 J. 머레이(William J. Murray)와 17세 소년 찰스 데일(Charles Dale)이라 씌어 있습니다. 우리는 동도에서 고도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마을버스 기사는 30대 후반으로 보였는데 거문도 ..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