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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우공양(스님들의 식사법)
발우공양(鉢盂供養, 스님들의 식사법) 양피래처(量彼來處): 자기 앞에 있는 밥과 반찬들을 어떻게 해서 먹을 수 있게 되었는지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뜻. 한 톨의 쌀이나 한 잎의 채소도 여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을 것이니 그 노고를 감사해야 한다는 것.촌기덕행(忖己德行): 음식을 먹기 전에 그것을 먹을 만한 일을 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라는 뜻. 자신이 조상과 사회에 은덕을 입었으면 이를 되돌려야 하고, 그만한 일을 하지 않았으면 먹지 말라는 뜻. 방심과욕(防心過慾): 욕심이 지나치지 않도록 언제나 마음을 바로 잡으라는 말. 음식에 대한 탐욕이 과식을 낳고 결국 몸을 망치듯이, 쓸데없는 욕심을 억제하여 생명을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정사양약(正思良樂): 마음먹기에 따라 값싼 음식물도 진정한..
2025.06.17 -
담양의 숨은 정원, 명옥헌 원림 이야기
담양은 조선시대 원림(園林), 즉 자연과 정원, 정자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공간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고장입니다. 잘 알려진 소쇄원을 비롯해 취가정, 면앙정, 송강정, 명옥헌, 환벽당, 식영정 등 유서 깊은 원림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소쇄원만 둘러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아쉽습니다. 사실 소쇄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명옥헌 원림 역시 꼭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명옥헌은 고서 사거리에서 창평IC 방면으로 약 4km쯤 가다 보면, 오른쪽에 후산마을로 들어가는 작은 길이 나옵니다. 이 길을 따라 약 1.2km 정도 더 들어가면 명옥헌 원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곳은 조선시대 선비 오희도(吳希道)가 벼슬을 마다하고 은거하며 지낸 곳으로, 그의 아들이 그 뜻을 이어받아 ..
2025.06.15 -
대파꽃
저희 정원에서 키운 대파 두 그루가 어느새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 제 어깨 높이까지 올라왔습니다. ‘대파’라는 이름처럼, 키도 정말 ‘대(大)’자라 할 만큼 크더군요. 보통 대파는 꽃대가 생기면 그곳으로 영양분이 몰리기 때문에 줄기가 질겨 먹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연한 줄기를 수확하려 꽃대를 미리 잘라내는 분들도 계시지요. 하지만 그렇게 해도 대파는 다시 꽃대를 올립니다. 어떻게든 씨앗을 남기려는 생명의 의지 때문이겠지요. 꽃대가 제대로 수정되면 작은 까만 씨앗들이 맺힙니다. 이번에는 이 씨앗들을 받아 대파를 번식해 볼 생각입니다. 대파꽃은 멀리서 보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수많은 별똥별이 모여 둥근 덩어리를 이룬 눈부신 모습입니다. 수수하면서도 은은한, 그 자체의 고..
2025.06.10 -
작약꽃(함박꽃)의 자태
여수 솔샘정원의 작약꽃(함박꽃)입니다. 작약꽃의 저 고운 색깔을 어떤 화가가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림으로 그려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은 있겠지만 실제 모습을 재현하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나마 사진이 더 낫긴 하나 그래도 작약꽃의 진면목을 다 담아내진 못하지요. 작약은 모란꽃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꽃송이가 더 많은 편이라 어우러진 멋이 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보기에 모란꽃은 다른 꽃송이와 어우러진 멋보다는 한 송이 꽃만으로 보기를 더 원하는 화초 같습니다.
2025.05.14 -
추도, 그 기암층리의 비경을 보다
10일, 여수 '추도'에 다녀왔습니다. 추도는 여수 화양면 낭도 부근의 작은 섬입니다. 거리상으로는 낭도에서 배 타면 20-30분이면 닿는 가까운 섬입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이 섬에는 정기 여객선이 없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지난 3월 말부터 자동차와 사람을 함께 싣고 운항하는 정기 여객선이 생겨 점차 여행객이 느는 추세입니다. 이 섬에 들어가려면 낭도 여객선터미널에서 표를 사서 출항 시간에 맞춰 타면 됩니다. 현재 추도에 가는 여객선은 낭도에서 출발해 사도를 거쳐 추도로 갑니다. 사도는 '공룡 발자국'으로 유명한 섬입니다. 사도에는 '규화목(硅化木, Petrified Wood)' 곧 지금부터 약 8천 만 년 전(백악기 후반)에 나무가 화산재와 퇴적물 등에 묻혀 화석처럼 변한 나무도 있습..
2025.05.11 -
망상의 진실, 진실의 망상- 영화 《프라이멀 피어》
영화 서두에서 변호사 마틴 베일은 한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법정에서)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배심원이 믿는 망상이 진실이다. '진실의 망상'이라고나 할까." 이 대사는 단순한 냉소적 수사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상 이 영화 전체의 주제이자 결말을 꿰뚫는 복선이다. 법정 영화는 종종 ‘진실’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그리지만, 《프라이멀 피어》는 사건의 진실 자체보다, 사람들이 ‘진실’이라 믿는 것이 얼마나 쉽게 조작되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주교 살해 사건의 용의자 청년 애런이야기의 중심은 시카고 대주교 러시먼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장에서 피투성이 옷을 입은 채 도망치던 한 청년, 애런 스탬플러가 체포된다. 그는 대주교를 돕..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