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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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박' 일곱덩이를 거두다
올해 처음으로 수박농사에 성공하였습니다. 지금껏 거의 5년 남짓 매년 수박을 심었을 겁니다. 많이 심은 건 아니고 모종 두세 그루씩 사서 심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수박을 한 통이라도 거두어 먹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두어 해 전에 복수박을 정원에 심어 조그마한 수박 한 통을 따서 먹은 기억이 전부였습니다. 대체 왜 수박농사가 안 되는 지 그게 늘 궁금하였습니다. 거름도 하고 물도 주고 정성을 쏟아 보았으나 허사였습니다. 올해는 복수박 모종을 세 그루 사서 밭에 심었습니다. 그중에 한 그루는 일찍 말라죽었고, 두 그루만 살았습니다. 두 그루 중에 한 그루는 무슨 일인지 잘 자라지 않았고, 나머지 한 그루만 넝쿨이 힘차게 뻗었습니다. 토질에 따라 복수박 넝쿨의 성장 속도가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잘 자..
2024.08.29 -
올 들어 옥수수 첫 수확
드디어 옥수수를 첫 수확했습니다. 그동안 모종을 키워 옮겨 심고 퇴비(축분) 주고, 밭 매주는 정성을 쏟았기에 얻은 결실입니다. 농약과 요소비료 주지 않고 키워낸 옥수수라 더욱 뿌듯합니다. 양동이로 한 가득이네요.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이번에 수확한 옥수수는 가장 먼저 심은 거고 앞으로 20일 간격으로 늦게 심은 옥수수와 더 늦게 심은 옥수수가 또 있습니다.
2024.07.26 -
논두렁을 베다
부모님이 논두렁을 베지 못해 걱정이 많으셨다. 아버지가 조금만 젊으셨어도 직접 낫이나 예초기로로 베셨을 거다. 구순이 넘으신 터라 걷기조차 불편하신 상태다. 김매기를 하시면서도 보조 의자에 앉으셔야 겨우 작업이 가능하시다. 잔디 깎는 예초기를 들고 부모님 댁으로 갔다. 아버지는 논에 붙어 있는 작은 밭에서 김매기를 하고 계셨다. 곧장 예초기로 작업을 시작했다. 논두럭과 벼 사이에 물풀들이 자라 있어 그것마저 없애야 하였기에 시간이 더 걸렸다. 더욱이 풀이 자라지 못하게 논두럭에 검은 포장을 덮어 두어 작업 도중 예초기 날이 자꾸 포장에 박혀 멈춰야 하였다. 맨흙이라면 작업이 훨씬 더 수월하였을 텐데 여러 모로 성가셨다. 가장 큰 장애는 예초기 밧데리였다. 배터리를 두 시간용과 한 시간용, 두 개를 챙겨..
2024.07.23 -
산비탈밭 풀베기와 개복숭아
칡넝쿨 뒤덮인 산비탈 밭 풀베기 작업을 하였습니다. 주인 발길이 닿지 않으면 밭은 없어집니다. 6~7년 전만 해도 주변 밭을 일궈 먹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하나 지금은 정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약 두 시간 동안 예초기로 풀을 베었더니 땀이 비오듯 했습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작은 쇠파리들도 양쪽 귀를 공략하며 내내 괴롭혔습니다. 아무래도 다음번에는 귀에 뭔가를 발라야 할 거 같습니다. 제 밭에 심은 복숭아는 개복숭아가 되고 말았습니다. 복숭아도 관리하지 않으면 개복숭아가 되고 만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개복숭아도 여러 모로 몸에 좋다고 해서 따왔습니다. 밤나무는 아직 밤송이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2024.07.09 -
당근이 잘 자라는 중입니다
당근밭에 당근들이 잘 자라는 중입니다. 척박한 밭에 당근 씨앗을 흩뿌렸더니 싹이 텄길래 두어 차례 솎아 줬습니다. 그 뒤 또다시 두어 차례 김매기를 해 줬습니다. 그 사이 벌써 기세 좋게 자라는 당근도 있고 어떤 녀석은 거름기가 너무 부족하였는지 힘겹게 크는 중입니다. 당근에도 똥거름을 넣어 주고 두세 포기씩 붙어 있는 당근은 솎아내었습니다. 똥거름을 잘못 넣어 주면 가스 때문에 농작물이 죽는다고 농약사 아저씨가 겁을 주더군요. 주의 사항을 읽어 봤더니 밀폐 공간에서 거름을 넣으면 가스 발생으로 농작물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당근밭이야 툭 트인 공간의 밭이고 당근도 어느 정도 자란 상태라 조심스레 밑동에 거름을 넣어 주었습니다. 예상대로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요즘 날씨가 며칠째 한낮 ..
2024.06.16 -
옥수수 키가 크게 다른 이유
제 옥수수밭입니다. 옥수수 크기가 제 각각입니다. 첫 사진 가로열 진녹색 옥수수는 이웃 할머니가 심은 옥수수들입니다. 그 할머니는 관행농법에 따라 복합 비료를 넣어 줍니다. 그 효과로 옥수수 키도 크고 잘 자라납니다. 대신 토질과 수질은 해가 갈수록 나빠지게 마련입니다. 화학비료를 과다 사용하면 토양 산도(PH)를 낮춰 산성화를 초래하고 토양 미생물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며 농작물의 뿌리를 손상시켜 병충해에 약하게 만듭니다. 화학비료로 키운 농작물이 인체에 좋을 리도 없습니다. 당장은 보기 좋을지 모르나 두루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제가 심은 옥수수 중 일부인 첫 사진의 횡렬 옥수수들을 보세요. 진녹색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키도 제법 크고 무럭무럭 잘 자라는 중입니다. 무슨 거름을 줬느냐면 일명 '..
2024.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