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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가 그린 그림
https://www.gyeoja.kr/news/articleView.html?idxno=140주일 오후 교우들과 산책하다 만난 '작품'입니다. 담쟁이가 시골집 벽면이 밋밋했던지 멋들어진 그림을 그려 놓았네요. 게다가 늦가을 정취를 맛보게 빨갛게 단풍물까지 들여 흰 바탕에 컬러풍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조금 떨어져 보니 가느다란 나무들이 이파리를 길게 늘어 뜨린 거 같기도 하고 단풍이 물든 산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주인이 저 담쟁이를 일부러 심었을 리 없습니다. "여기가 내 있을 곳이다"라고 저 혼자 자란 거겠지요. 자신이 그릴 도화지가 있음을 알고 딱 저곳에 싹텄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스스로 자라나 누가 봐주든 말든 이처럼 놀라운 행위 예술을 하는군요. 분명 예술은 사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화가 이..
2024.11.27 -
춤추는 억새와 갈대
사람들은 흔히 '억새'와 '갈대'를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억새를 갈대로, 갈대를 억새로 오인하는 일이 많습니다. 둘의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억새'를 '갈대'로 잘못 아는 분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억새'보다는 '갈대'가 훨씬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옥중에 있던 세례자 요한은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 "오실 그분이 당신이십니까?"(마 11:3)라고 물었습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떠날 때,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마 11:7)라고 묻습니다. 생각해 보면 예수님의 이 물음은 조금 이상합니다. '갈대'는 광야에서 자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갈대가 자라는 곳은 바닷가나 강가, 호숫가, 습지입니다. 갈릴리 호숫가에는 갈대가 자..
2024.11.23 -
법정 나오자 체포돼 또 갇힌 외국인 A 씨
https://www.gyeoja.kr/news/articleView.html?idxno=133 법정 나오자 체포돼 또 갇힌 외국인 A 씨 - 겨자씨신문22일(금) 오후 2시 30분경 나이지리아인 A 씨에게서 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방금 재판정을 나오는데 광주출입국 직원들에게 붙잡혀 있다"며 "어찌 이러는지www.gyeoja.kr22일(금) 오후 2시 30분경 나이지리아인 A 씨에게서 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방금 재판정을 나오는데 광주출입국 직원들에게 붙잡혀 있다"며 "어찌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법원에 "강제퇴거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고, 22일 1심 광주지방 법원은 '기각'을 선고하였습니다.광주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은 '기각' 선고가 나오리라는 사실을 예상하였던 ..
2024.11.23 -
산국화, 그 고귀한 멋
나태주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고 써서 큰 반향을 낳았습니다. 초등학교 교장 시절 말썽꾸러기 아이들에게 풀꽃 그리기를 지도하며 떠올린 시라고 합니다. 그는 시인이라 풀꽃을 잘 그리려면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하나 개구쟁이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사실은 그들과 풀꽃 그리기를 하면서 비로소 깨닫습니다. 흔히 "풀밭에 숨은 꽃도 아름답다"거나 "들꽃 한송이가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 입은 옷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아는 거와 실감하는 일은 사뭇 다릅니다. 저는 황대권 선생의 를 읽은 뒤 들꽃에 관심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시골로 이사온 뒤 정원에 저절로 피어나는 작은 꽃들 이름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나름 노력하..
2024.11.17 -
고결한 국화꽃이 피었습니다
항아리에 노란 국화꽃이 한가득 피었습니다. 항아리는 손잡이가 깨져 누군가 버린 걸 갖다 화분으로 재활용한 겁니다. 처음에는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지 않아 어떤 화초도 자라기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그라인더로 구멍을 뚫은 상태라서 저렇게 예쁜 국화꽃이 피었습니다. 지난여름 부모님 댁에서 국화 줄기를 몇 개 꺾어다가 꺾꽂이해 보았습니다. 항아리가 수돗가에 있기에 물은 자주 준 편입니다. 시들어 죽지 않고 용케도 잘 살더니만 항아리 가득 노란 꽃을 피워내 무척 흐뭇하네요. 예부터 노란 국화꽃은 지혜와 고결함을 상징하였다고 합니다. 추위 속에서도 오랫동안 지지 않고 견디기에 '군자꽃'이라는 별칭도 얻었다네요. 국화는 노랑, 빨강, 흰색 등 여러 색깔 꽃이 있습니다. 그중에 노란 꽃은 밝고 활기찬 에너지, 따뜻..
2024.11.14 -
저 멀리 날아가는 가을
올해 가을은 유난히 짧습니다. 지난 10월까지 에어컨을 켜야 할 정도로 여름이 길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이젠 가~을'이 아니라 '갈'이 되고 말았다"고 말합니다. 왔는가 했더니만 금세 저 멀리 도망치듯 떠나는 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벌써 초겨울에 들어섰습니다. 이른 아침 나가보면 한기가 느껴지니 곧 서리가 내리겠지요. 여수 현천습지에 겨울 철새인 고니도 두 마리 찾아왔습니다. 내년 가을은 올해보다 더 짧을까요? 이러다가 가을이 다 사라지고 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202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