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패인 네 가지

2022. 3. 15. 09:37짧은 생각

제20대 대선 여수개표소

 

제가 보기에 이재명 후보의 결정적인 패인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그는 대장동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지 못하였습니다. 유동규를 '측근'이 아니라 부인했고, 김문기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재명이 그들과 매우 가깝게 지냈다는 사실은 성남시장 시절 그의 해외 출장 사진과 활동 등으로 드러난 바 있습니다. 대장동 사업에서 "천억만 있으면 대장동은 관심 없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는데, 저는 사실일 거라고 봅니다. 그는 대선에 두 번 출마하면서 그만큼의 돈이 필요했을 겁니다. 실제로 지금 대선은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두 번째 패인은 김혜경 씨의 황제의전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변호사 시절부터 데리고 있던 사람을 5급 공무원으로 발탁해 자기 부인 의전 전담을 맡겼다는 거 아닙니까? 공사 구분이 그렇게 뚜렷하다고 늘 주장하던 이 후보가 왜 이런 짓을 하였을까요? 사과로 끝날 문제가 전혀 아닙니다. 앞뒤가 다른 이재명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셋째 다 아시다시피 언론의 기울어진 환경입니다. 종편을 비롯한 현재 대부분의 언론과 포털은 보수 야당 후보 나팔수나 다름 없습니다. 물론 이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요. 이명박 정부 이후 조성된 이런 불공정한 언론 환경을 넘어서야 하는 게 민주진보세력의 힘겨운 과제입니다. 

 

넷째 수도권 시민들의 '부동산에 대한 욕망 투표'입니다. 이는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겁니다. 그들은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기 보다는 당장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욕망 투표를 한 것이지요. 

 

저는 솔직히 이재명 후보가 별로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윤석열-김건희 세상은 더욱 끔찍하다고 생각하였기에 후회하리라 생각하면서도 차악을 택하였습니다. 아마 저 같이 생각한 분들이 적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현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습니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키워 준 건 순전히 문 정권입니다. 누굴 탓하겠습니까? 지금껏 문 정권처럼 인사검증에 실패를 많이 한 정권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거대 양당 구조 자체가 엄청난 기득권 카르텔입니다. 이걸 깨지 않는한 촛불 시민들이 꿈꾸던 공의롭고 평등한 나라를 세우는 길은 요원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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