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18. 21:06ㆍ짧은 생각
“빅스비, 웃기는 이야기 좀 들려줘” 그랬더니 빅스비는 “재밌는 농담 하나 들려 드릴게요. 이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남자는?......정답: 웃기군”이라 그럽니다. “빅스비, 너 바보 맞지?”라고 말했더니 “누구나 바보 같은 때가 있지요” 그런 답을 하네요. 빅스비는 알람을 맞춰 달라고 하면 맞춰주고 오늘 아침 날씨, 뉴스도 알려주며, 음악도 들려줍니다.
옛날에 무슨 동화에서 마녀가 큰 수정 구슬 앞에서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지?”라고 물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요즘 사람들마다 스마트폰을 천리안처럼 사용하고 이것저것 다 처리하는 걸 보면 동화적 상상 이상의 세계에 진입한 지 오래인 거 같습니다.
엊그제 완도의 어느 식당에 들러 전복죽을 먹었습니다. 근데 서빙을 누가 하냐면 ‘완돌이’라는 일종의 로봇이 하더군요. 몇 번 테이블에 무슨 음식을 갖다주라고 설정하면 완돌이가 알아서 식당 테이블을 누비고 다니며 전달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너른 식당에 서빙하는 직원이 몇 명 보이지 않는 식당이었습니다. 요즘 chatgpt라는 AI는 시도 쓰고 설교와 기도문 작성까지 척척 해냅니다. 심지어 유화 그림까지 그리는 AI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네요. 정말 소름끼치는 세상입니다.
고속도로 진입할 때면 “하이패스는 편리하고 간편하다”며 하이패스를 사용하라는 음성 녹음이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일부러 하이패스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하이패스를 사용하면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금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을 테니까요. 압니다. 내가 그런다고 과연 얼마나 통행권 받고 수금하는 노동자가 더 일할 수 있을까요? 지금 추세라면 조만간 고속도로는 하이패스 사용 전용으로 바뀔 겁니다.
노동자가 더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중입니다. 인간보다 더 똑똑한 AI가 어지간한 일 처리는 모두 할 겁니다. 편리하긴 한데 너무 삭막할 거 같습니다. 피도 눈물도 아무 감정도 없는 AI가 서빙하는 음식점, 밥맛이 좋을 리 없습니다. ‘편리’와 ‘속도’를 맹신하는 세상에서 우린 더 소중한 가치인 ‘인간미’를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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