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8. 21:54ㆍ짧은 생각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자식도 형제도 없이 혼자 산다.
그러나 그는 쉬지도 않고 일만 하며 산다.
그렇게 해서 모은 재산도
그의 눈에는 차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끔,
"어찌하여 나는
즐기지도 못하고 사는가?
도대체 내가 누구 때문에
이 수고를 하는가?"하고 말하니,
그의 수고도 헛되고, 부질없는 일이다.
(전도서 4:8)
요즘 전도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전도서는 오늘의 현대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지혜서 같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속도, 재물, 성공을 마치 최고의 가치마냥 추구하면서도
극심한 영적 공복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역' 말고 '공동번역'이나 '새번역'으로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미 읽어보셨겠지만 그래도 다시)
아니, 읽지만 말고 몇절씩 끊어 묵상하는 것이 더 좋겠지요.
전도자(코헬렛)는 '~하라'는 명령형으로 말하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내가 경험(관찰, 깨달으니) ~하더라'는 식으로 편하게 말걸기를 합니다.
위에 인용한 본문은,
'저만 알던 거인'(오스카 와일드의 동화)의 옛 모습 같은 한 사람의 일생을
짧은 몇 문장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더군요.
이 사람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쉬지 않고 일만하며 사는' 일중독자입니다.
재물 모으는데 선수이지만 '자족'을 모르고
그저 앞으로만 돌진할 줄 아는 미련한 부자였습니다.
전도자는 이처럼 재물을 모았으나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수고하기를 마지 않다가' 참 바보스럽고도 허망하게
인생을 종치고 마는 네 종류 정도의 부자 유형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근 어느 유명 탤런트의 자살 때문에
어딜가나 그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100억이나 되는 빌딩을 소유하고도
뭐가 그리 부족해서 자살했을까 다들 의아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도 '삶의 보람(의미)'을 느끼지 못했기에
외로움(고독감) 속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으리라고 봅니다.
새삼 '존재의 이유'를 되돌아 보게하는 때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내가 누구 때문에 이 수고를 하는가?'
남 이야기가 아니지요?
(* 2008년 10월 7일 쓴 짤막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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