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추수 때가 다가옵니다
2021. 5. 7. 15:18ㆍ농사 이야기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서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 12:24)
작년 동네 뒷산에 산책 갔다가 산비탈에 자라난 밀 한포기를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보리인 줄 알았더니 보리가 아니었습니다. 주변에 밀밭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저절로 자라난 걸로 보입니다. 그 밀을 정원에 옮겨 심었다가 여름에 '추수'하였습니다. 사실 '추수'라 말하기조차 민망할 수준입니다. 밀 이삭은 세 개쯤 밖에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거둔 밀알을 편지봉투에 고이 간직했다가 지난 2월말 밭에 심었습니다. 밀알들은 정직했습니다. 모두 잘 자라나 이제는 밀 이삭을 내었습니다. 머지않아 곧 추수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이번에 추수하면 작은 밭에 심을 정도는 될 거 같습니다. '우리 밀' 살리기 운동하던 분들도 한반도에서 종적을 감춘 밀 종자를 찾고자 전국을 쏘다니다가 어느 두메산골 사는 어르신에게 겨우 한 움큼 얻은 걸로 시작하였답니다. 작년 우리밀 생산량은 약 1만 4594톤(추정치)에 불과합니다. 국내에선 99% 이상의 밀을 여전히 수입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제 종자는 넉넉하니 정부가 밀 자급 의지를 보인다면 토종 밀밭은 전국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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