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과 기독교 신앙의 만남

2026. 1. 22. 08:46ㆍ책 읽기

프랑스와즈 돌토, 성서와 무의식을 탐구하다

 

프랑스와즈 돌토의 《정신분석학의 위협 아래 선 기독교》(다산글방)

 

 

프랑스와즈 돌토의 《정신분석학의 위협 아래 선 기독교》(다산글방)는 책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책이다. 나는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목차를 대충 훑어본 뒤 책을 구입했다. 평소 나는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책은 구입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목과 목차만으로도 내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예 중 하나다. 겉보기에는 다소 도발적이고 당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제목과 달리, 내용은 매우 신앙적이다.

저자 프랑스와즈 돌토는 파리 프로이드학회에서 활동하며 자끄 라캉과 함께 정신분석학을 연구한 학자다. 정신분석학자 중에서도 드물게 카톨릭 신앙을 가진 그녀는, 제라르 세베랭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신앙과 복음이 인간 무의식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작업임을 보여준다.

돌토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복음이란 우리가 우리 정신을 통합하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려는 근본적 욕망을 기술한 것”이며, 예수 역시 이러한 바탕에서 복음을 선포했다는 것이다. 성서를 인간 삶의 기록으로 볼 때,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성서를 분석하는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시도가 된다.

성서 본문 속 무의식적 측면, 즉 인간의 불안, 욕망, 두려움 등을 살펴보면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을 통합하고 정신적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성서의 새로운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 속 몇 구절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들로 하여금 성령을 찾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어떤 결핍을 채우려고 하는, 늘 새로운 어떤 것입니다. 갈증이라고나 할까요? 우리는 그 샘이 영원한 곳에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그 샘에서 나오는 물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p.42-43)

“예수는 어머니 마리아의 젖을 먹으면서 그가 속한 유대 민족의 삶을 지탱해주는 율법과 계명과 문화, 그리고 반복하여 되뇌어지는 말들을 함께 흡수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의 도덕 의식이 형성된 것입니다. 그는 유대교 율법이 부과한 의무와 제의들을 몸으로 살며 그 흐름 속에 들어갔지만, 거기에 머무르려 하지 않았습니다.” (p.50)

정신분석학자가 아니면 쉽게 할 수 없는 통찰을, 돌토는 신앙과 학문의 접점에서 예리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복음과 인간 내면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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