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3. 14:36ㆍ농사 이야기
가뭄에 비구름이 반갑듯이 환난을 당할 때 하느님의 자비는 고맙다.(집회서 35:24)
밭에 심은 고추모가 극심한 가뭄으로 열 주 남짓 말라 죽었습니다. 날마다 물을 줬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모두 스무 주(일반 고추, 청량 고추)를 심었고 그 중에 먼저 고사한 세 주를 떼웠으니 절반 가량이 말라 죽은 겁니다. 고추모만 말라 죽은 건 아닙니다. 고추모 옆에 심은 고구마도 절반 이상 말라 죽었습니다.
날마다 부지런히 물을 줬는데 왜 이리 쉽게 죽었을까요? 꼭 물만 부족해서 죽은 거 같진 않습니다. 펠릿형 퇴비 거름을 뿌리 부위에 한 웅큼씩 넣어 줬는데 그게 탈이 난 걸로 보입니다. 농작물 초기에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거름에서 나오는 가스 때문에 농작물이 말라 죽는다고 합니다. 가뭄으로 수분도 부족하였고 퇴비의 가스가 올라와 고추모와 고구마순을 말라 죽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아침 죽은 고추모를 때우고자 현대농약사에 들렀습니다. 이제 고추모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주인 아저씨에게 열 개를 달라고 했더니 "한 판을 가져가 심으라"고 하셨습니다. "한 판을 다 살만한 돈은 없다"고 하자 "돈을 달라고 하는 거 아니니 그냥 가져 가라"고 하십니다. 다 팔고 고추모가 두어 판 남았는데 그 중에 한 판을 주신 거였습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고추모를 갖다가 심었습니다. 세어 보니 약 오십 주를 더 심었습니다. 지주대가 없어 고추모를 먼저 심었습니다. 밭 옆이 대밭이므로 대나무로 지주대를 만들어 세워야겠습니다. 올해는 생각지도 못했던 고추 농사를 많이 짓게 됐습니다. 얼마나 수확을 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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