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6. 17:45ㆍ카테고리 없음
1. 성추행 당한 할머니와 범인 두둔하는 동네 사람들
전남의 어느 시골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A교회 A' 권사님(70대 중후반)이 밭에서 일하다가 동네 사람 B씨(60대 중반)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그 사실을 A교회 목사 부부가 알고는 "쉬쉬하고 덮을 게 아니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A 권사를 설득해 B씨를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B씨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결국 사실이 밝혀져 벌금형 처벌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B씨의 A' 어르신에 대한 성추행은 한 번이 아니었습니다. A' 권사님은 과부가 되어 홀로 사신 지 십 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B씨는 A' 권사를 몇 차례 성추행/성폭행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A교회 목사 부부에 의해 덜미가 잡혔고, 마침내 처벌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동네 사람들은 성추행범 B씨를 되레 두둔하면서 A' 어르신의 행실을 흉보는가 하면, A교회 목사에 대해 험담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A교회 목사가 그곳에서 그대로 목회하게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말까지 하는 자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A 목사는 그 사건으로 A' 권사 못지않게 가슴앓이를 해야 하였습니다. 그 동네에서는 목사는 어차피 떠날 사람이라 여겨 오랜 세월 함께 산 B씨를 두둔하는 사람이 더 많았던 겁니다.
2. 헌금 횡령한 장로를 두둔하는 교인들
두 번째 사례도 전남의 어느 시골 교회에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어느 날 A 목사는 B 장로가 헌금 5백 만 원가량을 횡령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B 장로는 재정부장을 맡으면서 헌금에 손을 대어 교회 허락도 없이 함부로 빼다 쓴 것입니다. A 목사는 B 장로를 만나 조심스레 시정을 요구하였고 B 장로는 "죽을죄를 지었다"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는 "곧 채워 놓겠으니 기다려 달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기까지 B 장로는 횡령한 헌금을 채워 놓지 않았습니다. A 목사는 제직회 때에 그 문제를 거론하였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니 지금이라도 5백 만 원을 채워 놓으면 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B 장로는 자신이 "잠시 빌려 쓴 거고 곧 채워 놓을 건데 왜 그걸 여기서 밝히느냐"며 되레 큰소리를 쳤습니다. 그러면서 A 목사를 비난하더니 더 이상 교회 출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A 목사가 목회를 그만 두고 나가면 교회를 다시 나오겠다는 식이었습니다.
교인들은 두 패로 나뉘었습니다. B 장로가 잘못했다며 A 목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하는 교인들이 있는가 하면, B 장로를 두둔하면서 A 목사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A 목사는 그런 교인들 모습을 보면서 크게 실망하여 속앓이를 하는 중입니다. 잘못을 바로 잡으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는 시골지역의 이런 독특한 '악습'과 '정서'는 대체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