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2. 00:06ㆍ생태환경


전남동부기독교교회협의회(NCC)가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핵폐수 무단 투기 반대 도보 순례단을 꾸리고 7월 21일(금) 오후 2시 30분부터 도보 순례에 나섰습니다. 방사능 핵폐수 반대 도보 순례는 부산NCC가 17일(월) 오전 8시 부산 해운대 감리교회에서 처음 출발하였습니다. 부산NCC 도보 순례단은 남부산, 부산역, 김해, 창원, 마산, 진주 등을 거쳐 21일 하동 적량교회까지 이어졌습니다. 전남동부NCC 순례단은 부산NCC가 시작한 방사능 핵폐수 반대 도보 순례를 잇고자 21일 오후 2시 30분 구례 외곡교회(정영석 목사 시무)에서 잠시 출발 기도회를 한 뒤 구례 읍내로 이동하였습니다.

구례 터미널 부근 우체국 주차장에 차량을 잠시 두고 핵폐수 무단 투기 반대 깃발들을 들고 순례를 시작하였습니다. 어제까지 그토록 많은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날이 말짱 개어 여름 땡볕이 내려 쪼였습니다. 길가 지나는 사람들이 순례단의 깃발과 배와 등에 붙인 작은 펼침막을 보았습니다. 순례단 중 한 분은 더위를 피하러 나온 할매들에게 "일본이 똥물보다 훨씬 더 나쁜 걸 바다에 뿌리려 한다"며 순례 이유를 설명하였습니다. 또 다른 분은 지나가는 초등학생, 중학생에게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핵폐수 무단 투기'의 위험성을 알렸습니다.

구례 읍내 중심가를 약 2.5KM쯤 돌고 큰 건널목에 이르렀을 무렵입니다. 50대 중후반쯤 되어 보이는 장정 넷이 서 있다가 우릴 보았습니다. 그 중에 한 분이 "요즘 윤석열이 못된 짓만 골라한다"며, "우리가 서울 가서 시위해야 하는디..." 그런 말을 하며 응원하였습니다. 너무 한낮이라 그런지 아쉽게도 터미널 대합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광양으로 곧장 이동해야 하였으므로 구례 읍내를 구석구석 다니진 못하였습니다. 정영석 목사님은 "구례읍이 작긴 하지만 있을 건 다 있다"며 자랑하셨습니다. 소읍이라 구례는 조용하면서도 정감 있어 보였습니다.
아참, 순례단은 구례 경찰서 앞도 지났는데 경찰서 안에 누군가의 동상이 서 있더군요. 누구의 동상인지 궁금하였습니다. 구례 경찰서는 여순사건 발발고 직접 관련 있기도 합니다. 구례 경찰서 직원과 14연대 병사 9명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고 그 일로 구례 경찰들이 그 병사 9명을 구타하고 구금한 불상사가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14대 병사들은 언젠가 경찰들에게 앙갚음을 하겠다고 벼렀습니다. 75년의 세월이 흘렀건만 여전히 상처가 깊기만 한 여순 10.19의 시작은 어쩌면 이처럼 사소한 말다툼에서 비롯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순례단은 광양 시민의 광장 주차장에서 양현성 목사님(광양외국인노동자센터)을 만났습니다. 광양 순례는 양 목사님의 기도를 시작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광양 시내 길을 걷는 동안에는 사람들을 별로 만나지 못하였습니다. 양 목사님은 순례단을 광양 시장으로 안내하셨습니다. 시장에 들어서자 상인들이 우리의 깃발과 몸에 붙은 펼침막을 보고서 "수고한다"며 응원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일본에나 가서 하지 왜 여기서 그러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하였습니다. 수족관 활어를 두고 파는 곳 상인들의 반응이 가장 열렬하였습니다. "우리가 해야하는디, 너무 고생 많습니다!"

우리는 광양을 출발해 하동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양현성 목사님은 저녁에 이주민들 한국어 교실이 있어 하동까지 동행하진 못하셨습니다. 하동 적량교회에 당도하자 부산NCC 순례단이 우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부산NCC 순례 마무리 기도회와 깃발 인수인계식을 하기 위함입니다. 부산NCC 최인석 회장님은 설교에서 핵분열과 방사능 폐기물의 위험성을 간략히 설명하시고, 부산NCC 순례 여정을 정리해 보고해 주셨습니다. 이어 깃발 인수인계를 하였고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맛있는 저녁식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부산NCC는 폭우 중에도 일주일 내내 순례를 하였습니다. 그만큼 온몸으로 후쿠시마 방사능 핵폐수 반대를 외쳤습니다. 바통을 잇는 전동NCC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전동NCC는 24일(월) 오전 10시 여수 중앙동 로터리에서 또다시 순례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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