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불빛

어젯밤 11시 현천 습지로 산책을 갔습니다. 왠지 폰을 두고 가고 싶어 집 탁자에 놓고 나섰습니다. 갈대밭에 도착해서 되돌아오려는데, 그 순간 밝은 별똥별 같은 게 불과 5~10m 앞으로 떨어졌습니다. 섬광 같이 순식간 꼬리를 길게 늘어 뜨리며 떨어졌기에 설령 폰이 있었다 해도 사진을 못 찍고 놓쳤을 겁니다. 분명 별똥별은 아니었습니다. 무슨 빛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알 수 없었습니다. 갈대밭을 막 벗어나려 했을 때였습니다. 이번에는 갈대밭 중간쯤 거리에서 반짝거리는 불빛이 보였습니다. 반딧불이보다 훨씬 밝은 빛이고 언뜻 성탄절 반짝등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잠시 지켜보는데 제자리에서 계속 반짝였습니다. 아까 봤던 빛과는 달랐습니다. 누가 갈대밭에 전기장치를 설치했나 보다 생각하며 반짝거리는 그 불빛을 보며 걷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웬일입니까? 그 불빛도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내게서 거리는 더 멀어졌지만 분명히 내가 가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따라왔습니다. 그러다가 YMCA 생태교육관을 지나서 마을 부근에 이르자 그 불빛은 사라졌습니다. 이상하고 신기한 불빛들입니다.

 

집에 와서 이야기 했더니 아들도 관기에서 집으로 걸어오며 뭉퉁하게 떨어지는 불덩이를 보았답니다. 산쪽으로 떨어졌다는 걸로 미루어 아들이 본 것은 별똥별인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