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꽃 '흰꽃 나도 사프란'

2021. 8. 30. 20:31솔샘정원 꽃과 나무

올해도 정원에 '흰꽃 나도샤프란'이 피었습니다. '샤프란'(saffron)이란 의미가 뭔지 찾아봤더니 '노랗다'는 뜻을 지닌 아랍어 '아스파르'(asfar)에서 나온 단어라고 합니다. 샤프란은 성경에도 딱 한 번 나옵니다. 성경 아가서 신랑인 젊은 남성이 아름다운 신부에게 "그대의 동산에서는~, 나도 풀과 번홍꽃, 창포와 계수나무 같은 온갖 향나무, 몰약과 침향 같은 온갖 귀한 향로가 나는구나"(아 4:13~14)라고 노래합니다.

 

이때 '번홍화(番紅花)'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 '카르콤(korkom)'은 영어 성경에선 '샤프란'(saffron)으로 나옵니다. 우리말 공동번역 성경과 주교회의 성경, 현대인의 성경도 '샤프란'이라 번역하였습니다. 샤프란은 '장홍화(藏紅花)'와 '서홍화(西紅花)'라는 한자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이 식물 이름을 '노랗다'는 의미의 샤프란이라 명명한 까닭은 붉은 암술대에서 황금색 염료를 추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샤프란의 종류는 무려 90가지에 이를 정도 다양합니다. 꽃 색깔도 보라색, 흰색, 노란색, 붉은 색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종류가 90가지에 달한다는 사실로 미루어 요즘 샤프란은 세계 각국에 널리 퍼져 있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성서 속의 식물들>과 <정정숙 전도사의 성서식물>에 따르면 성서시대 샤프란은 '향수'와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매우 귀한 식물이었습니다. 샤프란에서 기름 몇 방울을 생산하려면 꽃 600개 이상이 필요하기에 샤프란은 값이 비쌌다고 합니다. 샤프란은 너무 비싸서 부자들이 주로 사용하였고 서민들은 금잔화, 홍화, 강황 따위를 샤프란의 향과 맛의 대용으로 사용하였다네요. 

 

인류가 샤프란을 채색 염료로 사용한 시기는 무려 5만 년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 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샤프란 채색을 사용해 그린 그림이 이라크 지역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인류의 '염료,' '의약품' 사용이 그만큼 오래됐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날에도 샤프란의 암술을 "염료, 약용, 음식 재료, 아이스크림, 요거트, 차 등"으로 활용한답니다. 꽃만 이쁜 줄 알았더니만 옛부터 희귀하고 값비싼 식물이었습니다. '흰꽃 나도샤프란'도 여느 샤프란과 똑같은 효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도 샤프란'이라 대놓고 공개 선언한 녀석이니 샤프란의 자질은 충분히 갖췄을 거라 봅니다. 저희 솔샘정원의 '흰꽃 나도샤프란'은 매년 가을초 꼭 피는 자리에서 하얀 꽃을 조용히 터뜨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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