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신비한 빛
사울이 길을 가다가, 다마스쿠스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하늘에서 환한 빛이 그를 둘러 비추었다.(행 9:3)
사울, 곧 다른 이름으로 '바울'인 그는 본디 그리스도인을 핍박하던 자였다.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색출해 감옥에 가두고 죽이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바울은 바리새인 출신이고 '율법 준수'를 생명처럼 여겼다. 유대인으로서 율법을 어기고 다른 '도'를 따르는 자들은 기어코 응징해야 한다고 보았다. 바울은 하나님이 그걸 바라신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다마스쿠스에 기독교인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그곳으로 가던 중이었다.
다마스쿠스 근처에 이르렀을 때 그는 하늘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비추는 기이한 빛을 보았다. 이 빛을 보고 그는 땅에 쓰러졌고 눈이 멀고 말았다. 그때 한 음성이 들렸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 그가 그토록 증오하던 부활 예수의 음성이었다. 바울은 이때 부활 예수를 만나고 극적인 삶의 전환을 하였다. 대표적인 기독교 박해자였던 그가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세계 도처에 전하는 '사도'로 변신하였다.
며칠 전 마을 들녘 길을 차를 타고 가다가 기이한 빛을 보았다. 위 사진은 잠시 멈춰 촬영한 것이다.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 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바울이 보았던 빛은 저 빛보다 더욱 강력하였겠으나 저런 빛도 자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성령이 비둘기 형상으로 임하는 듯한 이미지 같기도 하고 작은 배 위에 예수께서 서 계시는 모습 또는 커다란 닻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든 사진 작품은 '빛의 예술'이란 말이 있듯이 빛이 없으면 어떠한 형상도 촬영이 불가능하다. 나도 빛 속에 거닐며 말씀하시는 부활 예수의 음성을 들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