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수박넝쿨이 말라 죽었습니다

솔샘인 2022. 6. 29. 20:21

이럴 수가! 밭에 갔더니 '수박넝쿨'이 노랗게 말라비틀어져 있습니다. 웬일일까요? 밭주인인 할머니가 제초제를 뿌린 거였습니다. 수박넝쿨을 잘 키워 수박 좀 먹어보려고 그간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데...!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 할머니가 밭을 무상으로 빌려 준 거고 서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았습니다. 밭주인이 제초제를 뿌렸다고 해서 공짜로 밭을 짓는 주제에 항의할 순 없습니다.


제초제를 뿌린 밭은 어찌 되었을까요? 장맛비를 맞고 한창 자라던 풀들은 노랗게 변했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자 풀들은 밑쪽까지 말라죽고 말았습니다. 제초제의 무서운 힘을 확인한 순간입니다. 풀들이 다 죽었는데 땅속에 살던 곤충과 미생물들이라고 무사할 리 없습니다. 그들도 모조리 죽고 말았을 겁니다. 수박은 고사하고 땅 자체가 죽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겁니다.

풀이 높이 자라나는 게 귀찮고 보기 싫다면 예초기로 베어내면 됩니다. 미리 내게 언질해 주셨더라면 예초기로 풀들을 제거하였을 텐데 너무 아쉽고 기막힙니다. 어르신에게 제초제 뿌리면 땅이 죽는다고 설명해봐야 소용없을 겁니다. 제초제를 뿌리고 요소비료로 농사짓는 게 익숙한 분입니다. 어찌해야 유기농 자연 농법에 따른 농사를 지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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