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드넓은 밭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솔샘인 2022. 5. 27. 15:18

어제 동네 주민 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제가 새로 일군 밭에서 물 주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나 봅니다. 돌자갈 밭이나 다름 없는 곳에서 밭 일을 하느라 고생하고 있어 찾아왔다고 합니다.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동네 입구쪽에 갈아 놓은 밭에 농작물을 심어 먹으라는 거였습니다. 자신의 조카 밭인데 조카에게 이야기 해 놓았다며 그곳은 모터 펌프가 설치 돼 있어 물도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가서 보니 토질부터 달랐습니다. 더욱이 밭이 약 3백 평은 족히 되어 보일 정도 넓었습니다. 이런 밭에는 뭐든 심어도 잘 될 거 같아 보였습니다. 감사 인사를 드리고 곧장 자주 애용하는 현대농약사로 갔습니다. 서리태(검은콩) 한 봉지(3천 원), 꿀고구마 두 단(2만 원), 청량고추(1개당 300원) 10주와 일반 고추 10주(1개당 5백 원), 지주대 20개(1만 원)을 샀습니다. 이걸 다 심고도 남은 공간에는 동네 어르신이 준 옥수수와 들깨를 직파하였습니다. 작물을 심기 전 '노다지'라는 퇴비거름(펠릿 형태)을 사서 뿌려 주었습니다. 

 

그 다음에 물을 주려하였더니 모터 스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비닐하우스 내부에 있다고 해서 가 보았지만 여러 개의 전원 중에 무엇이 모터 스위치인지 몰라 만지 않았습니다. 괜히 잘못 만졌다가 문제가 생길까 해서입니다. 밭을 소개해 준 분에게 물을 줘야 하는데 모터 스위치를 아직 찾지 못했다고 했더니 자신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아랫쪽 밭을 짓는 동네 주민 한 분이 계셔서 그에게 물었더니 친절하게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한참 물을 주고 나서 모터를 끄려고 비닐하우스에 갔더니 주인이 "누구시냐?"고 하였습니다. 자초지종을 말해줬더니 "그러시냐"며 자신의 밭인데 자꾸 풀이 자라나 갈아 놓은 상태였다고 하였습니다. 주인은 오른쪽 두렁 쪽에만 풀이 나지 않게 해서 사람이 다닐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물 주는 호스는 밭의 약 절반 가량만 닿았습니다. 나머지는 직접 물을 줘야 합니다. 고추, 고구마는 조리로 아침과 오후, 두 차례 물을 주었습니다. 나머지 부위는 주일과 월요일에 비가 내린다니까 하나님이 물을 주시길 기다릴 작정입니다. 이제야 본격 농사를 시작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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