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
십자가에 앉은 새
솔샘인
2021. 5. 23. 18:13
새 한 마리가 솔샘교회 예배당 십자가 꼭대기에 앉았습니다. 십자가를 찾아온 거 보면 나름 신심 깊은 새인가 봅니다. 예수님은 "공중의 새를 보아라"(마 6:26)며 새에 관심을 기울이라 말씀하신 적 있습니다. 이 한 마디에 감동받은 어떤 사람은 새들을 연구하는 조류학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신약성서 외경 도마복음서에서 예수님은 "'보라, 나라가 하늘에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새들이 여러분들보다 먼저 거기에 가 있을 것입니다."(3절 a)라고 말씀합니다. 새들은 공중을 날아다니기에 하늘나라에 가까운 짐승일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성서는 '하늘'을 이 세계를 초월한 궁극지의 은유로 사용하지 실제 머리 위의 공중을 가리키는 게 아닙니다.
도마복음서에서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가 하늘에 있다'면 새들이 여러분들보다 먼저 거기에 가 있을 것"이라 하신 말씀도 하나님 나라는 새들이 날아다니는 공중에 있는 게 아님을 일깨워 줍니다. 마태복음은 '하나님' 이름을 함부로 쓰지 않고자 '하늘나라'(천국)란 표현을 즐겨 사용하였습니다. 그 나라가 공중 어딘가에 있어서 '하늘'이란 표현을 쓴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에둘러 표현한 겁니다.
새가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내려앉아 쉬어 가는 걸 보니 예수에겐 참혹한 고난을 안겨준 십자가가 새들에겐 '쉼'을 주는 쉼터 역할을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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